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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여행2(괴테의그림과글로떠나는)[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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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자 요한 볼프 강 폰 괴테ㅣ박영구譯
출판사 생각의나무 / 2005 년도 / 350 페이지
상 태 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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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판, 하드커버. 우리가 아직 몰랐던 세계의 교양 013 예술가 기행문의 영원한 고전 시인의 상상력을 되찾고자 홀로 떠난 괴테가 직접 그린 그림과 글로 기록한 1년 9개월간의 이탈리아 여행기 “새벽 3시에 칼스바트를 몰래 빠져나왔다.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사람들이 나를 떠나게 내버려두지 않았을 테니까.” 독일의 대문호 괴테(1749~1832)가 이탈리아 여행길에 오르면서 기록한 글의 첫 대목이다. 그의 37세 생일을 맞아 축하 파티가 한창 무르익던 1786년 9월3일의 일이었다. 새벽녘이 되어 축하객들 곁을 살며시 빠져나온 괴테는 여행 가방과 오소리 가죽 배낭만 간단히 꾸린 채 그렇게 훌쩍 이탈리아로 떠나버린 것이다. 그 무렵 괴테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쓴 작가로 전 유럽에 걸쳐 대단한 문학적 명성을 떨치고 있었다. 또한 바이마르 공국에 초빙되어 간 뒤로는 추밀 고문관 자리에까지 오를 정도로 뛰어난 정치가이기도 했다. 그렇게 문학적 명성과 부와 정치적 지위까지 모두 갖춘 괴테가 그 모든 것을 뿌리치고 마치 도망치다시피 여행을 떠난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괴테의 이탈리아 여행은 정치권에 몸을 담고 있던 10여 년 동안 자신의 문학적 상상력이 점점 무뎌져간다는 심각한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천성이 시인이었던 괴테는 그리하여 유럽인의 문명과 예술의 원천을 찾아 1년 9개월 동안 이탈리아 전역을 두루 여행하면서 눈과 마음을 열고 새로운 세계를 마음껏 호흡하였다. 이탈리아는 괴테의 유년 시절부터 그의 마음 속 깊이 자리잡고 있던 동경의 땅이었다. 아버지의 이탈리아 여행담을 통해, 또는 거실에 걸려 있는 이탈리아 지도와 그림을 통해, 그리고 아버지가 현지에서 수집해 온 작은 대리석상이나 베네치아의 곤돌라 모형 등을 통해 괴테는 상상의 공간에서 항상 이탈리아를 꿈꾸어 왔던 것이다. 30대 후반이 되어 시인의 상상력을 옥죄고 있던 숨막히는 일상으로부터 마침내 탈출한 괴테는 로마를 향해 남으로, 남으로 내려갔다. 베로나와 비첸차, 파도바와 베네치아 등이 첫 번째 경유지들이었고 피렌체, 페루자, 아시시를 거쳐서 1786년 10월29일, 괴테는 그토록 동경하던 로마에 입성하게 된다. ‘세계의 수도’ 로마는 괴테의 이탈리아 여행에서 궁극적인 목적지였다. 괴테는 로마에 도착한 이 날을 자신의 ‘제2의 탄생일’이자 ‘진정한 삶이 다시 시작된 날’이라고까지 찬탄할 정도였다. 그동안 부분적이며 간접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을 이제 전체적으로 직접 바라보면서 자신의 체험으로 변화시키는 순간, 괴테는 바로 거기서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것을 느꼈다. “일찍이 그림과 스케치로, 동판화와 목판화로, 석고상과 코르크 세공품으로 보아온 것들이 이제 내 눈앞에 즐비하게 펼쳐져 있다. 어디를 가더라도 새로운 세계에서 친숙한 대상과 마주친다. 모든 것이 내가 상상하던 그대로이고, 또한 모든 것이 새롭다.” 로마에 체류하는 동안 괴테는 유명한 유적지를 빠짐 없이 찾아다녔고, 건축물과 조각 작품, 그림을 감상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그런 가운데 성 베드로 성당에서는 ‘예술도 자연처럼 모든 척도를 초월할 수 있다’는 것을 파악하게 되었다. 또한 벨베데레의 고상한 아폴로 상과 콜로세움의 웅장함, 시스티나 예배당의 르네상스 시대 예술 등에 찬탄을 금치 못하고 뛰어난 유적과 유물은 두 번, 세 번씩 관찰해가면서 처음의 놀라움을 공감으로 바꾸어나갔다. 괴테가 보고자 했던 것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굴절되어가는 로마가 아니라 ‘영원히 존속하는 로마’였다. “정말이지 로마에 와보지 않고서는 여기서 무엇을 배우게 되는가를 전혀 알 수 없다.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개념들을 돌이켜 보면 마치 어릴 적에 신던 신발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주 평범한 사람도 이곳에 오면 상당한 인물이 되며 그것이 그의 본질로 바뀔 수는 없다 하더라도 최소한 하나의 독특한 개념을 얻게 되는 것이다.” ‘위대한 학교’ 로마에서 3개월 이상을 지내면서 새로운 세계를 접한 뒤 괴테는 애초에 마지막 여정으로 생각했던 나폴리로 떠났다. 그러나 나폴리 지방의 그 풍부한 색채와 눈부신 아름다움에 매료된 그는 이탈리아 체류 기간을 연장할 생각을 굳히고 시칠리아 섬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3개월 만에 로마로 되돌아와 1년 가깝게 더 체류하였다. ??이 여행은 괴테 자신의 인간적 성숙 과정에서 뿐만 아니라 독일 문학의 발전 과정에서도 하나의 중요한 전환점을 이룬다. 괴테가 조화와 균형의 고전미에 눈을 돌리게 된 이탈리아 여행 이후의 시기를 문학사에서는 ‘독일 고전주의’ 시대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쓴 20대 시절에는 질풍노도와도 같은 격정적인 감정을 작품에 담아냈던 괴테는 이탈리아 여행을 통해서 이제 안정과 조화와 질서를 중시하는 고전미에 눈을 뜨게 된 것이다. 괴테는 이탈리아에서 보고 듣고 체험한 내용을 일기와 편지, 보고문과 논술 등 다양한 형식의 글로 남겼는데, 이 기록들은 1829년에 3부로 묶여져 ‘이탈리아 기행’이라는 제목으로 완간되었다. 괴테의 섬세한 관찰력과 풍부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이 책은 이탈리아의 풍물과 예술로 우리를 인도해주는 충실한 길잡이이자, 괴테의 삶과 자기 수양 과정을 구체적으로 드러내주는 자서전의 한 단면이라 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이 책에는 여행을 통해서 내면적 성장을 기하고 부단히 탐구하는 한 인간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괴테는 새로운 세계의 자연과 예술과 사회에 폭넓은 관심을 쏟으며 자기 수신(修身)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만한 명성과 부를 가진 인물이라면 얼마든지 누릴 수 있었을 신분상의 이점과 향락을 멀리하고 가명으로 다니면서 오직 ‘눈의 훈련’과 내면적 수양을 쌓기 위해 진력했던 것이다. 실용 여행서도 아닌 이 기행문이 이탈리아 여행객들에게 아직까지도 널리 읽히고 있는 까닭은 바로 그런 측면에 있지 않나 싶다. 로마를 떠나면서 남긴 다음과 같은 괴테의 말은 여행의 의미와 더불어 삶의 자세를 새삼 되새겨보게 해준다. “나 역시 격렬하게 요동하는 대양에서 항구를 향해 노를 저어가고 있다. 비록 등대의 불빛이 이리저리 위치를 바꾸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 불빛을 날카롭게 주시하면 결국에는 해안에 도달할 것이다. 길을 떠날 때는 언제나 과거의 모든 이별과 미래의 마지막 이별이 무의식적으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법이다.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는 너무 많은 준비를 한다는 말이 이번에는 더욱 절실하게 마음에 와닿는다.” ** 목 차 ** 2권 3부 | 두 번째 로마 체류기 (1787년 6월~1788년 4월) 부록 역자후기 괴테연보 2권 도판 목록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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